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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정보

의약품 유효성 평가의 역사 개요

우리는 제약 기업의 지속적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제약 시장에 '신약'을 개발하여 성공하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기업의 관점에서 신약은 기존의 질병치료에 사용되는 약과 차별화된 새로운 작용기전을 갖는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등을 의미합니다. 신약개발에서 유효성 평가는 기존의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타깃에 적용하여 질병에 치료효과를 분명히 보이는 선도 물질을 찾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을 뜻합니다.

분석과실험
의약품 유효성 평가를 위한 시험 및 연구

의약품 유효성 평가의 역사

우리 인간들은 아주 오래전 식물과 광물에서 유래한 천연물을 통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해 왔습니다. 이 전통적 경험이 근대 유기화학 기술을 발전시켰고 이때 등장한 합성화합물을 이용한 질병의 치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어 온 것입니다.

예를 들어 1800년대 중반, 독일의 화학자인 Herman Kolbe는 살리실산을 합성하여 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된 케이스를 보면 현대적 의미의 유효성 평가는 없었습니다. 다만 오랜 세월 관절염이나 염증성 질병 치료에 사용해 온 버드나무껍질과 같은 천연물에 있는 주성분 중 하나가 실리실산이라는 사실에 기반해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합성화합물을 곧바로 질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1899년 바이엘의 화학자 Heinrich Dressor 가 살리실산의 단점을 보완한 아스피린을 합성했을 때도 현대적 의미의 유효성 평가 및 독성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다만 살리실산보다 관절염에 적은 양을 복용할 수 있는 화학물 정도로만 인식될 뿐이었습니다.

 

근대적 의미의 유효성 평가는 1870년대 파스퇴르(Lousi Pasteur)가 배지에서 다른 종의 미생물끼리 서로 성장을 억제하는 현상으로부터 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안한 이후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9세기말 20세기초, Paul Ehrlich는 화학물질이 미생물과 같은 생물체의 특정 물질에 결합할 수 있는 작용점으로서 "chemoreceptor"를 제안하게 됩니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한 후에는 과학적인 실험적 평가를 통해 병원균 생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는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즉, 항생제 개발을 위해 병원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실험법을 최적화하는 시도가 있었고 이는 유효성 평가 관점에서 체계적인 신약개발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에 생리학과 내분비학의 발전과 더불어 신체 말초 조직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작용과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조직반응기, 생리측정기와 같은 실험 도구들의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또한 1948년, Raymond Ahlquist는 다양한 생체 조직의 반응성을 연구한 결과 교감신경 전달 물질인 아드레날린에 결합하는 생체 내 수용체가 최소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는 아드레날린 수용체가 알파형과 베타형이 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아드레날린 유도체를 합성함으로써 각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물질의 합성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시기 제약회사들은 생리학, 내분비학, 약물학 전공자를 채용함으로써 합성 화학자 중심의 연구 조직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약기업에서 약물학 전공자를 활용함으로써 아스피린류의 약물 개발 과정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경험에 의존해 화학물질의 특성을 개선하는 연구를 했다면 아스피린 등의 약이 어떻게 생체에서 효능을 나타내는가에 대한 작용기전의 연구와 함께, 이 연구성과를 이용한 유효성 평가법이 개발되었습니다.

 

1950년대 말 머크의 약물학자였던 Charles Winter는 실험용 쥐의 뒷발 발바닥 피하에 여러 종류의 부종 유발 물질을 주사하여 시험한 결과 해조류에서 추출한 카라기난(carrageenan)으로 유발한 부종모델이 아스피린과 같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의 효력과 상관성이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이후 카라기난부종 유효성평가모델을 이용하여 인도메타신, 슐린닥 등의 NSAID들을 개발하였습니다.

NSAID의 분자약물학적 작용기전은 1971년 John Vane에 의해 규명되었습니다. Vane은 쥐 대장의 조직절편이 프로스타글란딘 F2(prostaglandin FPGF2)에 반응하여 수축하는 성질을 연구하였습니다. 아스피린, 살리실산, 인도메타신으로 처리하였을 경우, 쥐 대장조직 절편이 수축하지 않음을 확인함으로써 NSAID는 프로스타글란딘 생합성 억제와 관련이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동물실험 위주의 NSAID 유효성평가가 프로스타글란딘 생합성의 측정과 같은 생화학적인 유효성 평가로 중심축을 이동시켰습니다. 특히 1960년대부터 발전한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생체물질의 정량 및 생체반응의 측정은 신약개발 유효성 평가기술의 혁신적 도약에 기여하였습니다. 특히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수용체 결합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리간드/수용체결합측정법)의 도입은 1970년대 수용체 길항제 및 효능제 개발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1세기 현재 우리는 유전체 기술의 진보에 따라 오믹스 기반의 기술이 신약의 유효성 평가에 도입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까지 의약품 유효성 평가의 역사적 발전을 살펴보았고 신약개발에서 유효성 평가에 필수적인 기본사항에 대해 앞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